
요즘 많은 아스날 팬사이트들에서 벵거의 능력이 화자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베르마엘렌을 제외한 그 누구도 영입을 하지 않은 벵거의 모습때문일까요? 아니면 몇년째 무관을 이어온 아스날의 모습에서 벵거의 팀 운영에 의문을 품은 것일까요?
아마 이 두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려져서일 것입니다. 우승을 애타게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아데바요르와 투레를 팔고 데려온 것은 벨기에 듣보잡 베르마엘렌이었으니...
물론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영입이었으나,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베르마엘렌은 아약스에서 데려온 초보적인 수비수였습니다. 물론 왼쪽 풀백으로 성공을 거뒀었으나, 아스날에게 필요한 포지션은 키 큰 센터백이었기에, 180대 초반의 베르마엘렌의 영입은 물음표를 낳았었지요.
그리고 홀딩 미드필더가 필요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했으나, 마튀디와 링크만 났을 뿐, 영입은 없었습니다.
벵거는 과연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일단 이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은, 벵거 찬양론자입니다. 벵거가 하는 일이라면 (거의)옳다고 믿고 있고, 벵거의 방향을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수백개의 축구 리그에 약 5000여개의 축구팀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탑 클럽이라 꼽히는 팀의 개수는 약 20개 정도 되고, 벵거는 그 클럽 중 하나의 감독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명장이라고 꼽히는 몇 안되는 감독입니다. 소위 말하는 상위 1%, 아니 0.1%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벵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무링요, 히딩크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대단한 레알 마드리드가 수 년째 노리고 있는 감독이죠. 이런 벵거의 능력이 과연 다른 감독보다 떨어질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벵거는 왜 우승을 하지 못하고, 영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는 '아스날의 자금문제'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아스날은 에미레이츠와 하이버리 스퀘어를 짓는데 은행에서 돈을 끌어다 썼습니다. 에미레이츠 관련 부채는 연간 5m정도에 지나지 않아 큰 부담이 없다 해도, 하이버리 스퀘어를 건설하기 위한 140m의 부채는 아스날에게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하이버리 스퀘어 완공 직전 찾아온 그놈의 금융위기 때문에, 총 655가구가 분양완료되지 않은 일이 발생합니다. 완공 직전까지도 60가구의 계약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나머지 계약자들도 계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모르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140m의 부채는, 2010년 만기이기 때문에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만기협상이 완료된다 해도 추가 이자가 붙을 수 있게 되죠.
아스날의 능력이 빚을 갚지 못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에미레이츠의 완공에 돈을 많이 쓰기는 했지만, 이것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죠. 60,432의 좌석이 매 경기마다 매진되어 연간 경기날 발생하는 수익이 120m에 달한다는 것만 봐도 경기장 설립이 성공적인 투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빚이 선수단 운영에 약간의 영향을 준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맨유나 첼시처럼 툭툭 지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아마 벵거는 단기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는 모든 빚을 갚을 때까지 큰 영입을 시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그는, 지속적인 리그 4위 이상의 성적과 챔피언스리그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싶어할 것입니다.
챔피언스 리그 참가 클럽은 기본적으로 3m 유로입니다. 조별리그 참가시 2.4m유로를 추가 지급하고, 1승당 0.6m, 1무당 0.3m유로를 지급합니다. 조별리그 통과시에는 2.5m이 지급되며 준결승전 진출팀에게는 3m이, 준우승 클럽에는 4m이, 우승 팀에게는 7m이 추가 지급됩니다. 그리고 방송 배당금은 각국에 따라 따로 지불됩니다. 유로파 리그의 우승팀이 6m을 받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매년 챔피언스 리그로 20m 정도 매출을 올려 온 아스날로써는, 유로파 리그로 떨어지는 것이 큰 타격이겠죠.
따라서, 위에서도 말했듯이, 벵거는 리그 4위 이상의 성적과 챔피언스리그 16강 이상의 성을 원할 것입니다. 20~30m짜리 선수를 영입해도 리그 우승을 할 지 의심스러울뿐더러, 우승한다 해도 이적료만큼의 재정확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마 벵거는 큰 영입을 시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겨울 아르샤빈이 15m정도의 가격으로 이적한 것은, 아스톤 빌라가 4위자리를 넘보고 있었기 때문에 지른 것이고, 아르샤빈은 그 15m의 가격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적료 그 이상의 활약]
이번 여름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자금이 필요 이상으로 이적시장에 흘러들어왔고, 선수들의 몸값이 전체적으로 올라갔습니다. 이 상황에서 10m정도의 가격에 샤막이나 마튀디를 산다는 것은, 벵거의 입장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였을 것입니다.
일례로 리버풀은, 뉴앤필드를 짓는 계획을 세워 놓고 부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굵직굵직한 영입을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실패하고, 부채만 증가해 빚으로 빚을 갚는 실정입니다. 이번 시즌 영입자금이 0m이라고도 했죠. 이제는 새로운 돈줄을 찾아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약 단기부채를 다 갚고, 아스날의 자금이 넉넉해진다면 벵거는 큰 영입을 시도할 것일까요? 윌토르와 레예스, 흘렙을 보면 아마 벵거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들을 영입할 것이라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벵거는 자신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우승컵을 들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퍼거슨이 90년대 말 황금 유스들로 트레블을 이루는 것을 본 벵거는 자신도 그것을 원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이 키운 어린 선수들이 자신이 만든 전술로 아름답게 승리해 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은 모든 감독들의 꿈일 것입니다. 벵거라면, 충분히 이 꿈을 꾸고 싶어할 것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일 것입니다.

[벵거와 양아들 윌셔]
아데바요르와 투레의 이적은 팀을 더 견고하게 만들고 싶은 벵거의 생각이 드러난 이적이라고 봅니다. 팀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는 아데바요르, 갈라스와 불화가 있는 투레. 이들의 이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팀을 다지는 것은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명감독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옵션일 것입니다.
지금 벵거는 아스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드진을 말 한마디로 흔들어 버릴 수 있는 파워, 그리고 몇몇 감독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스타성까지 갖춘 그는, 지금 아스날을 진정한 세계 톱 클럽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매년 큰 순이익을 내고, 세계 최고의 경기장을 완성하고, 지금은 Arsenalization까지 생각하는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경쟁할 수 있는 그런 거대구단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전에 이런 인터뷰를 봤습니다.
기자 : 선수들을 감독하고, 전술을 짜고 난 후 남은 쉬는시간에는 무엇을 합니까?
벵거 : 축구를 봅니다.
이런 진정한 축덕 벵거는, 허버트 채프만처럼 죽기 직전까지 감독직을 수행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무관을 3~4년 해도 기다릴 수 있습니다. 모든 재정문제가 해결되고, 윌셔같은 벵거가 키운 선수들이 환상적인 전술에 맞추어 플레이할 수만 있다면, 저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망은, 확실히 이루어 질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채프만과 벵거. 아스날을 만든 두 인물]
작성 : knamsang
*재정 관련 자료는, 아스날 다음 카페의 먼길 님의 자료를 인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Choister 2009/09/07 12:26 # 답글
벵거도 감독으로서 우승하고 싶어하는게 당연하거 아니겠습니까 ㅠ이젠 어린 선수들도 경험을 쌓았고 이번 시즌에야 말로 뭔가를 보여줘야 하겠죠 ^^;;
다만 걱정되는 것은 후반으로 가서도 체력 딸리지 않았으면 하는거죠;;
knamsang 2009/09/07 20:10 #
이번 시즌에는 군소대회 컵 하나라도 들어서, 벵거와 아이들의 사기를 높히고, 더불어 팬들의 기대도 만족시켰으면 좋겠습니다ㅋㅋ겨울에 이적시장 거품이 빠진다면, 아마 한명 정도는 사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